코스 7. 옛 길 따라 지켜온 전통여관마을, 쯔마고

다카야마 아침 시장에서 일본 시골의 소박함과 검소함, 따뜻함을 느끼고 향한 곳은 쯔마고입니다. 쯔마고는 교토와 도쿄를 있는 옛 길을 따라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여관마을입니다. ‘팔지 않는다, 빌려주지 않는다, 부수지 않는다’는 인상적인 구호로 옛 경관을 지켜온 쯔마고 사람들. 그들이 지켜온 마을은 이제 매년 100만 명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쯔마고는 무로마치시대 말기에 역참마을로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에도시대에 들어와 나카센도가 정비되면서 1602년 정식으로 역참마을로 인정받았습니다. 나가센도의 69개 역 중, 42번째 역(驛)의 기능을 수행하던 4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숙박여관마을(宿場町)’입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전통적인 마을 풍경이 사라지는 가운데 일찍이 지역 전체의 경관을 보존하는데 앞장서 1976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중요전통적건조물군보존지구’ 지정됐으며 이후 69개 역 중에 6개가 ‘보존지구’로 지정됐습니다. 

에도시대로의 시간여행

전체 길이 약 500m의 마을 풍경은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에도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늘날에는 인접한 마고메주쿠[馬籠宿]와 마고메주쿠에 이르는 고갯길을 합쳐 기소지[木曾路]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옛 나카센도를 걷는 트래킹 코스에는 한해 8~90만의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팔지 않는다, 빌려주지 않는다, 부수지 않는다

쯔마고가 오늘날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마을의 민속자료를 수집하던 마을단체가 발전돼 1968년 탄생한 ‘쯔마고를 사랑하는 모임(妻籠を愛する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도 순수한 시민운동을 통해 마을을 지켜낸 원조격입니다. 1976년에 일본 최초로 보존지구로 지정되었고, 1983년에 ‘재단법인·쯔마고 보존재단’이 설립되어 본격적인 보전활동이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쯔마고에는 1971년 7월에 제정된 ‘주민헌장’과 ‘팔지 않는다, 빌려주지 않는다, 부수지 않는다’라는 구호가 매우 유명합니다. 주민들 스스로 합의한 구호에 따라 40여년을 지켜 온 것입니다. 국가도 큰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국가에서는 마을 주변 400여 만 평을 보존지구로 지정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켜야 할 마을의 범위를 나가센도 주변부까지 포함한 것입니다. 일본의 일반적인 보존지구가 평균 70헥타르이니 이곳의 규모가 정말 어마 어마합니다. 400여 만 평을 ‘마을경관보존지구(宿場景觀保存地區)’, ‘지역경관보존지구(在鄕景觀保存地區)’, ‘자연경관보존지구(自然景觀保存地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쯔마고를 사랑하는 모임’의 활동은 마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임 내부에는 다양한  위원회들이 구성돼있습니다. ‘식당위원회’, ‘숙박위원회’ 등. 모두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는 식단과 이부자리 등을 스스로 점검하고 서로 서로 감시하는 위원회입니다. ‘통제위원회’ 중요전통적건조물군보존지구와 관련된 각종 현상변경행위의 신청과 조사, 지도를 하는 위원회입니다. ‘문화위원회’는 각종 행사와 축제를 관리합니다. 관례적인 것도 있지만, 교육강좌나 건강마라톤대회, 세마나참가 등 정말 다양합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쯔마고는 지금까지 총 17회의 각종 마을 보전과 관련된 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연히 주민들의 자긍심이 높을 수밖에 없고, 이는 마을 곳곳에서 마주친 주민들의 표정이나 여행객을 대하는 매너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 영업 중인 여관에는 ‘이로리(방바닥의 일부를 네모나게 잘라 내고, 그곳에 재를 깔아 취사용·난방용으로 불을 피우는 화로 장치)’나 다다미 등 일본 전통의 주거양식을 고스란히 지켜오고 있어 소정의 관람료를 내고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원하면 숙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날은 문화재로 지정된 여관에 방문하여 숙박위원회 중 한 명인 주민에게 쯔마고의 문화와 예법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