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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스물셋 : 슬픔은 힘이 되고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4-10-21 23:42:28 조회수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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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쳐졌던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스물셋 - 슬픔은 힘이 되고>는 시대의 슬픔을 승화시키는 무대였습니다. 이번 공연은 서울의 국악 애호가들에게 전라도의 예맥을 이은 여섯 명인이 국악의 진수를 보여드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지난 1992년 시작된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전라도에 숨어 있는 명인을 발굴하고,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무대를 되살려온 기획공연입니다. 지난 22년 동안 강정열, 김일구, 나금추, 안숙선, 유명철, 이태백, 장금도 등 전라도의 예맥을 이어온 최고의 명인들이 함께 했으며 숨어있는 예인들을 발굴하는데 큰 몫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국악의 대중화에도 열정을 기울여 전통의 재해석과 젊은 예인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마당에서 1992년부터 매 년 여름과 가을 무렵이면 주최하는 이번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공연은 지역의 명맥 있는 공연의 의미와 가치를 더하고자 서울로 자리를 옮겨 개최했습니다.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의 서울 공연은 지난 2004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이번 공연 주제인 ‘슬픔은 힘이 되고’는 이 시대의 아픔을 우리의 소리와 가락으로 달래고,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으려는 뜻을 담았습니다. 이번 공연은 서울에서 진행될 뿐만 아니라, 국악으로 슬픔의 시대를 치유한다는 좋은 의미를 가지고 기획된 공연인 만큼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셨습니다. 그 중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함께했습니다.



무대를 꾸며준 출연자는 김광숙, 김무길, 김일륜, 안숙선, 이태백, 동남풍 등 이름만으로 국악계를 대표하는 명인들입니다. 연출은 음악극 ‘까막눈의 왕’, ‘뜨란지뜨1937’ W호텔‘꽃의 전설’ 등을 연출하고 음악극 연출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정호붕(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전통예술학부 교수, 연출가) 교수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공연 시작 전 거문고 김무길 명인과 공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정호붕 연출가의 모습입니다. 좋은 공연을 위해 무대 뒤에서 90분이 넘는 시간을 애써주셨습니다. 전통 가옥의 소담한 정원을 연상시키는 무대 미술은 정호붕 선생님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완성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관객들이 하나 둘 객석을 채우고, 조명이 켜지자 공연을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이어 마당 이사인 최동현 교수(군산대)가 무대를 열었습니다. 최동현 교수는 마당에서 매 해마다 진행하는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행사를 할 때마다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입니다. 최동현 교수의 국악에 대한 깊은 지식과 애정어린 시선이 담긴 사회 진행은 관객들에게 공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왔습니다.




첫번째 한갑득류와 신쾌동류의 조화를 이뤄낸 거문고 명인 김무길이 정중동의 거문고 산조에 깊은 선율을 담아냈습니다. 김무길 명인은 유일하게 거문고 산조의 두 대가인 한갑득과 신쾌동을 모두 사사했습니다. 그는 ‘세밀하면서도 오밀’한 한갑득류와 ‘굵은 붓으로 푹푹 글을 써나가’는 듯 한 신쾌동류가 조화를 이루는 자신만의 거문고 음악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지난 2001년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에 선임돼 남원에 내려온 김무길 명인은 옥보고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지역 문화계를 아쉬워하며 ‘옥보고 학술대회’를 여는 등 남원 거문고 음악의 뿌리 찾기에 나섰습니다. 김무길 명인은 ‘우리 음악은 자연을 벗하며 익혀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남원에 운상원 소리터를 마련해 연주와 후학 양성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이어 두번째 무대에서는 오랜 시간 전통무용 전승을 위해 노력하며 궁중의 잃어버린 춤사위를 되살리고 있는 춤 명인 김광숙이 예기무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았습니다.



故박금술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전통무용의 전승을 위해 노력해온 김광숙은 궁중 정재무와 금척무의 전승자로 궁중무용의 전통을 이으며, 예기녀들의 희노애락을 담은 ‘예기무’를 처음 무대에 올린 선구적인 무용가입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큰 행사에는 예기녀들이 춤과 기악, 소리를 맡았다. ‘예기무’는 기녀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데 사용됐던 입춤, 수건춤, 접시춤, 홀 부채춤 등을 하나의 춤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김광숙 명인은 故 정자선, 정형인, 정소산, 박금슬 선생을 통해 ‘예기무’를 이어받았습니다.


대중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전통음악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이태백 명인은 박종선류 아쟁 산조로 농도 짙은 애절한 감정을 표현하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태백 명인은 전남 진도의 소리 집안에서 출생했으며 박종선, 이임례, 김득수, 박병천 선생께 아쟁과 판소리, 판소리 고법, 진도 씻김굿 등을 이수하면서 국악을 두루 학습했습니다. 추계예술대를 거쳐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와 음악 연주학 박사를 취득했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단원, 국립창극단 악장을 역임했습니다.




우리 국악의 전통과 멋을 살린 박종선류 아쟁 산조의 명맥을 이어가며 목원대학교 국악과에서 국내 최초 아쟁 전공 교수로 재직해 미래 국악계를 이끌어 나갈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픈 음색을 지닌 우리 악기가 바로 아쟁이라면, 이태백 명인의 아쟁은 남녀상열지사만큼 진한 사랑의 절정이 느껴집니다. 특히 이 날 이태백 명인은 뒤에 있었던 김일륜 명인의 가야금 연주에 장단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애절한 아쟁 연주에 장단을 더했던 고수 조용수는 인간문화재인 고모(조소녀 선생님)에게 14세 때 판소리와 북장단을 익혔습니다. 전통 타악 기법에 전념해 1998년 전국고수대회에서 대명고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립창극단 기악부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악계의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의 연륜 더해진 완숙한 소리가 시대의 아픔을 어떻게 보듬어 낼지도 무대를 보는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열아홉 살에 성루로 올라와 김소희·박귀희 명창 문하에서 공부했으며 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안숙선 명창. 50년 소릿길로 연륜이 더해져 그의 소리에서는 더 깊은 맛이 났습니다. 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면서 타고난 좋은 성음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일약 창극 명인으로 자리잡은 그는 국립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2000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및 한국종합예술학교 전통예술원 성악과 교수로 지난해까지 후학을 양성했습니다.



가야금 김일륜 명인은 이번 공연에서 신관용류 가야금 산조를 선보였습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전통예술학부 교수, 중앙가야스트라 예술감독, (사) 가야금연주가협회 및 한국국악교육학회 이사인 김일륜 명인은 또박또박 맺고 풀어내는 특유의 가야금 산조를 선보였습니다.



전북 전주 태생의 김일륜 명인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최옥산류(流) 가야금 산조의 함동정월 선생과 대금의 서용석, 아쟁의 박종선, 가야금 병창의 박귀희 선생 등을 사사했습니다.


김일륜 명인은 가야금으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을 연주하는 시도를 하는 등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1999년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단’을 만들어 우리나라 최초의 가야금 오케스트라의 탄생으로 국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1996년에는 25현 가야금을 개발, 12줄인 전통 가야금을 25줄로 늘리고, 실도 명주실에서 화학섬유로 바꿨습니다.



이에 더해 신명의 진수를 선보일 타악그룹 동남풍이 함께했습니다. 1994년 창단한 사단법인 동남풍은 한국음악을 사랑하는 전통타악 연주단체입니다. 한국 전통 타악의 원형을 토대로 살아있는 전통예술의 계승을 모색하는 이들은 1994년 5월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오스트리아·일본 등 해외까지 1500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삼도농악가락으로 무대에 흥을 더하며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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