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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회 백제기행 - 도시문화기행 하나 : 통영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5-02-04 21:56:16 조회수 1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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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마당(이사장 정웅기)은 2015년 백제기행의 테마를 도시문화기행으로 선정하고 지난 1월 24일 통영으로 첫 번째 여정을 떠났습니다. 도시문화기행은 오래된 건축물의 활용, 시민문화공간의 조성, 지역성을 살린 골목과 시장 등 문화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의 사례들을 찾아가는 기행입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시대를 빛낸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통영입니다. 이번 기행에서는 벽화를 통해 마을을 되살린 동피랑 벽화마을을 비롯해 지난해 지속가능발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구안 푸른골목, 골목디자인으로 통해 다시 태어나고 있는 서피랑 마을 등을 돌아봤습니다. 

버스에 내리자 짠 내음이 가득 풍기는 남해의 항구도시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

합니다. 통영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에 동피랑 마을이 위치해있습니다. 첫번째 목적지인 동피랑벽화마을은 유용문 동피랑협동조합 사무장이 강사를 맡아주셨습니다

 

 

 

동쪽 벼랑이란 뜻의 동피랑은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본래 통영시는 낙후된 마을을 철거해 동포루를 복원하고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시민단체의 주도로 전국벽화공모전을 통해 전국 미술대학 재학생과 개인 18개 팀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면서 사람들이 모여들자 보존의 여론이 높아졌고 시는 철거방침을 철회했습니다. 사라질 뻔 한 동피랑 마을은 오늘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통영 멍게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찾아간 곳은 강구안 골목이었습니다. 강구안은 통영 구도심을 끼고 있는 호리병 모양의 항구를 가리킵니다. 강구안 골목은 그 구도심의 뒷골목을 말합니다. 오후 일정의 강사를 맡아준 것은 이색 골목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통영라이더 이승민 씨였습니다.

강구안 골목은 통영항이 위치한 중앙동 일대의 골목을 가리킵니다. 좁은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들로 번잡했던 골목이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강구안 푸른골목만들기’사업을 통해 다시 태어났습니다. 가게들은 예술가들이 작업한 간판을 새로 내걸었고 프랑스 환경조각가그룹 ‘아트북콜렉티브’가 이중섭의 물고기와 윤이상의 달무리를 주제 만든 거리조형물이 설치됐습니다.

골목 벽에는 백석 시인의 시들이 걸려있습니다. 푸른골목만들기는 단순히 외관을 정비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골목 식당의 상인들은 자발적으로 맛자랑 대회를 개최하고, 격주 토요일마다 프리마켓이 열려 시민들과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서피랑 마을 역시 2013년부터 새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윤락가였던 서피랑 마을의 낡고 빛바랜 마을길에 새로운 색이 입혀지고 10여점의 조각품과 문인들의 작품 30여편이 골목마다 방문객을 기다렸습니다.

특히 서피랑은 박경리 선생의 생가가 있던 곳이고 그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서피랑 골목의 담벼락은 따스한 파스텔톤으로 칠해졌고, 곳곳에 박경리 선생의 시가 자리 잡았습니다. 숨박꼭질 하듯 만나게 되는 크지 않은 조형물들도 마을에 잘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박경리 학교를 통해 한글교육과 문학수업을 하며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나갔다고 합니다.


또한 위대한 예술인들과의 인연은 통영의 또 다른 자랑입니다. 박경리, 윤이상, 유치환, 김상옥, 전혁림, 김춘수 등이 통영에서 나고 자랐고, 시인 백석은 그가 사랑했던 통영 여인을 향해 애틋한 연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 이중섭의 대표작 소 연작이 태어난 고장이기도 하다. 이번 기행에서는 통영이 낳은, 또 통영을 사랑한 예술가들의 흔적도 따라가 봤습니다.

그 중 기행의 마지막 코스는 '윤이상기념관'이었습니다. 이념의 희생양이 된 위대한 음악가를 기리는 '윤이상기념관'은 유품 전시실과 실내공연장과 실외 공연장인 경사광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원에는 윤이상 선생이 살던 독일의 집 정원에서 가져온 가문비나무가 기념 식수되어 있습니다.

전시관 안에는 윤이상 선생의 어머니가 쓰던 함지박과 호리병, 독일유학 시절 쓰던 바이올린, 친필악보, 그가 입던 옷들과 중절모, 그가 어린 시절 썼던 요강까지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기행을 마치며, 자연과 역사, 문화의 다양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통영의 조건은 더할 나위 없어보였습니다.  그것이 통제영의 역사를 간직하고 수많은 문화예술인을 배출해왔던 통영을 하루만에 둘러보는 데 조금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활용과 공동체의 힘을 십분 발휘해 도시를 가꾸어 나가는 통영의 사례는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 기행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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